우리가 먼저! Do Dream_휴카시스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인체공학 디자인의 보행 재활로봇
휴카시스템 주식회사 김형식 대표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해 고령화 추세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서 과거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노인성 질병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 특히 뇌졸중, 파킨슨병 환자 증가는 편안한 노후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환자들은 보행 시 중심이 과도하게 한쪽으로 쏠리거나 양측의 불균형으로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운동장애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원활한 일상생활과 운동 기능의 회복, 합병증 예방 등을 위해 반드시 올바른 운동과 재활 치료가 필요한데, 재활을 돕는 각종 보조 의료기기들이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휴카시스템은 보행 장애를 가진 환자를 위한 전문 의료기기와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 노인을 위한 운동기기를 개발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기업이다. 제품 개발의 원천은 로봇 기술이다. ‘휴먼 케어 로봇 시스템’(Human Care Robot System)에서 비롯된 사명부터가 이 회사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디자이너가 만드는 의료용 재활로봇
“국립재활원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수동보행 운동기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존의 재활기기는 롤러가 달려 있어서 재활 효과가 거의 없다시피 했죠. 오로지 환자들의 이동 편의 도모에만 초점이 맞춰 있어 대당 3억 5천만 원 ~ 4억 5천만 원이나 하는 고가의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재활 치료가 더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료진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개발에 참여했는데, 재활 효과가 좋아서 환자들이 너무 좋아하더군요.”
이렇게 개발된 원천기술은 민간기업으로 이전됐는데, 개발 경험과 노하우가 사장되는 것이 너무 아까웠던 ‘김형식 연구원’은 기관을 사직하고 직접 회사를 차렸다. 로봇공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CTO를 영입해 지난 2009년 드디어 휴카시스템의 간판을 달고 재활 로봇 개발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보행 재활 로봇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한 회사, 휴카시스템의 경영 책임을 맡고 있지만 김형식 대표의 본래 직분은 디자이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업을 마치고 서울과기대 부설 연구소 ‘유니버설 디자인 이니셔티브 연구소’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고 학문과 실제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다. 2013년부터 2016년 까지는 국립재활원의 재활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연구원으로 일하던 당시 다양한 환자와 장애인들을 접촉하며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게 됐습니다. 보행 재활로봇 개발 이후 임상연구에 참여한 한 장애인이 10년 만에 걸으면서 땀이 나보기는 처음이라는 말을 듣고 무릎을 쳤죠. 기존의 재활로봇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2016년 10월 연구소 퇴사 후 창업 준비에 매달렸다. 확신에 찬 그로서도 회사를 차리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다. 서울과기대로 이직해 2년 4개월간 사업 기획, 특허 출원 · 등록, 기술 개발 등 창업에 필요한 절차와 공정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휴카시스템에서 김 대표의 역할은 멀티태스킹 엔터테이너다. 제품 기획은 물론, 고객 서비스 · 기구 설계, 제품디자인을 맡아 현장에서도 일하지만, 회사 존립과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경영과 영업의 본령에서도 소홀할 수 없다. 제품 개발에 몰두하다가, 투자자를 만나고 구매 상담을 위해 외부로 뛰어다니는 바쁜 일과 속에서도 김 대표는 회사와 제품의 높은 성장 가능성만 생각하면 만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휴카시스템의 가장 큰 성장동력은 무엇보다 제품의 성능이다. 환자들의 재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아끼며 연구 개발에 매달린 것이 주효했다. 뇌 병변 환자가 전주기 기능적 보행 재활 치료와 훈련을 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이 회사의 큰 경쟁력이다. 휴카시스템의 제품들은 단일 장비에서 자동 · 수동 보행은 물론 보행 보조까지 모두 구현이 가능하다. 상지와 하지의 협조 운동을 바탕으로 전신에 재활 효과가 큰 제품이다. 급성기 환자에게 적합한 3등급 의료기기 ‘HUCA-Go’ 모델과 아급성기 · 만성기 환자에게 적합한 2등급 조합형 의료기기 ‘GTR FA/FL’ 모델, 지역사회 만성기 장애인의 기능적 보행 훈련을 위한 비의료용 보행 훈련 평가 장치인 ‘HUCA-GAS100’ 모델을 생산해 시장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환자의 운동 재활이 정신적 치유에도 기여
김형식 대표는 자사 제품의 성능에 대해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재활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신체 건강 증진, 정신 건강 치유 등 다양한 부가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충분히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계명대 동산병원 임상연구를 통해 우리 제품이 보행 기능 개선과 심박수 증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2023년 용인 세브란스병원 임상연구를 통해 기능적 보행이 대상자들의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휴카시스템이 자랑하는 ‘정상 보행 궤적 생성 구동부’ 모듈은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재활센터, 복지센터, 주간요양보호소, 가정 등 비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에도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수한 확장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장에서 반향이 적지 않다. 특히 작은 부피로 지방 소재 중소 병의원에서 공간에 대한 부담 없이 설치가 가능하다. 혁신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얻어낸 결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휴카시스템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전자전시회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해 기술력과 창의성의 기업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혁신상을 수상한 다기능 복합 보행재활 로봇시스템 '휴카고'(HUCA-Go)는 운동장애가 있는 급성기 환자의 기능적 보행재활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수상과 관련해 김 대표는 최적화 기술과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혁신적 재활훈련 기능 등을 높게 평가받아 '로보틱스'(Robotics) 분야에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는데, 휴카시스템은 전시회에서 독립부스를 운영해 세계 각국의 의료기관 관계자 및 초청 바이어에게 호응을 얻어냈다. 국내 6건, 해외 2건의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향후 높은 성장 가능성이 예측된다. 휴카시스템의 제품은 현재 국립재활원, 충남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원광대 광주한방병원에 납품돼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게 국내외에서 다양한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휴카시스템은 창업 초기,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보증기금에서 창업 자금을 확보했다. 또 보건복지부의 ‘첨단 실증 지원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성장 디딤돌 과제’ ‘프리 팁스(TIPS)’ ‘창업도약패키지’ ‘해외실증(PoC) 지원사업’을 통해 기술∙제품 개발 및 해외 바이어 매칭 등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투자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 초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통해 엔젤 투자를, TPC메카트로닉스로부터 프리A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위해 기업설명회(IR)를 준비 중이다. 휴카시스템은 지난 2021년 운동장애가 있는 퇴행성 뇌질환 아급성기-만성기 환자 대상 상하지 복합 보행재활 시스템 GTR-A의 의료기기 2등급 「전동식정형용운동장치」품목으로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을 받았다. 혁신제품 유형2에 속하는 혁신시제품 구매사업에 따라 충남대학병원 등 국내 3개 병원에 납품을 완료했다.
해외에서도 협업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휴카시스템은 지난 2023년 10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재활 로봇 공학 기술 기업인 푸리에 인텔리전스(Fourier Intelligence, 대표 젠 코 Zen Koh)와 양사의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동종업계의 해외 업체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기술력
푸리에 인텔리전스는 외골격 재활 로봇을 개발하고 재활 치료를 위한 다양한 로봇과 솔루션을 공급하는 싱가포르의 유수 기업이다. 상체와 하체 재활을 위한 로봇, VR 기술을 접목한 제품 등 11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 업체다. 전 세계 33개 협력사와 글로벌 세일즈 협력을 수행하고 있으며, 대학과 공동 연구소 설립, 기술협력을 하는 등 재활 치료 기술에서 앞서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푸리에 인텔리전스는 휴카시스템이 보유한 제품군을 자사의 포트폴리오로 도입하면 높은 수준의 전 주기 재활 치료에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협약에 따라 휴카시스템은 푸리에 인텔리전스를 통해 직접 개발한 재활 시스템 로봇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휴카시스템이 개발한 재활 로봇 ‘GTR 시리즈’는 환자가 정상 보행할 수 있도록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재활하며 정상 동작을 유도하고, 자동/수동/보조 등 다양한 보행 시스템을 바탕으로 몸의 밸런스 발달과 유산소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푸리에 인텔리전스사의 주목을 받았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의료기기 개발 특성상 해외 진출과 수출이 필수적입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판로 개척 경험이 향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휴카시스템은 올해 국내외 의료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조달청에서 시행 중인 ‘2024년도 수출 선도형 시범 구매 사업’에 선정돼 베트남 박마이(Bach Mai) 병원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또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자 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소아용 보행 재활 로봇 개발을 추진해 2025년 의료기기 인허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26년 80억 원대 매출을 달성해 기술특례 상장(IPO)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 재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2025년까지 기능적 보행 재활 대상자 수가 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교적 인구 연령이 낮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도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수요는 향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김형식 대표의 단언에 충분한 설득력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