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Do Dream_인트인
저출생 극복하는 난임치료
자가 진단하는 정자분석기
㈜인트인 김지훈 대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인구절벽에 직면한 대한민국, 올해 출생률은 0.65로 ‘전 세계 꼴찌’의 불명예 기록을 또 한 번 이어갔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고령인구는 늘고 있지만 이들을 부양해야 할 신생 인구는 갈수록 감소해,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의 노력 끝에 획득한 경제 선진국의 자부심조차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위협받고 있다. 경제 노동인구의 부족 우려 때문에 성장동력의 힘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출생’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당면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조차 뾰족한 극복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초혼 연령의 상승, 딩크족이 증가하는 개인주의 트렌드, 결혼과 육아, 교육 비용의 부담 증가 등 갖가지 사회적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불임과 난임부부 증가 역시 저출생 원인 중 하나로 지적받고 있다. 최근 난임 부부를 위한 디지털 헬스 기기를 개발해 시장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트인(대표 김지훈)이 조달청 지정 혁신제품을 앞세워 저출생 극복의 첨병으로 나섰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을 2개나 수상한 한국 기업의 부스에 많은 관람객의 눈길이 쏠렸다. 대구에 본사를 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인트인(대표 김지훈)의 정자 분석기와 배란 분석기에 전시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현지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김지훈 대표도 자사 제품의 시장 가능성에 대해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스스로 진단하는 편의성, 결과를 보장하는 정확성
CES 혁신상 2관왕을 차지한 ㈜인트인의 김지훈 대표는 “난임 환자 중 남성 비중이 40%에 달하고, 45년간 통계를 보면 매년 1.2%씩 정자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난임 지원 중 99%는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자 분석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가 진단하는 정자 분석기 개발 덕분에 난임 치료의 조기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남성들이 난임 진단을 위해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검사가 정자 테스트다. 병원을 찾는 남성들의 발길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진단 검사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인트인이 개발한 ‘오뷰 정자 분석기’는 집에서도 정자 활동을 스스로 분석해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손톱보다 조금 더 큰 원통 기기에 정자를 떨어뜨린 시험지를 끼고, 스마트폰 카메라 부분에 클립처럼 끼우면 간편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인트인 앱을 구동시키면 AI가 정자 움직임 패턴을 분석해서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현미경 관찰과 오뷰 정자 분석기 결과가 무려 98%까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키트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WHO 기준의 정자 개수, 운동성 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확성도 보장된다는 것이다.
“난임 치료는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큰 만큼, 분석기를 통해 스스로 자가 진단 후 만약 이상 징후가 발견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추가 진료를 받고 난임을 예방해야 합니다.”
선택이 아니라 난임이나 불임의 생리 의학적 원인 때문에 아이를 갖지 못하는 개인의 불행, 나아가 인구 감소에 따른 국가 경쟁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예방 진단이 우선이라는 김 대표의 주장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다.
대구시, 시범사업으로 시장에 제품 알려져
“불임과 난임의 원인을 의학적으로 살펴볼 때 정자가 관건이라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연 1.5%씩 남성들의 정자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남성들의 경우 외부 환경요인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도 남성들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지나친 과신, 혹은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기를 꺼려하는 상황입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오뷰 정자 분석기가 누구나 30분이면 자가 진단이 가능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복잡하고 민망한 병원 검사에 앞서 자가 진단을 통해 이상 징후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에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인트인의 노력은 조달청의 혁신제품 지정 이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구매 문의가 이어져 차츰차츰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조달청에 의해 혁신시제품 시범구매 사업으로 혁신제품 지정을 받았고, 2021년 에 일부 기능을 더욱 개선해 2차로 혁신제품 지정을 받았다. 올해는 1년 갱신이 이뤄져 내년인 2025년까지 혁신제품 인증이 지속된다. 혁신제품 지정에 따라, 조달청이 구매해 대구시와 함께 예비부부, 출산, 난임을 위한 지원 사업에 쓰여져 정자 분석기가 시민들에게 알려지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조달청의 혁신제품 지정을 통해 시범사업 구매가 이뤄져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이 저출생 극복의 대안의 하나로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인트인의 오뷰 정자 분석기는 국내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에 제품으로 출시됐으며, 유수의 글로벌 사업 파트너와 함께 미주, 유럽, 중국 등 다양한 국가로 유통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병원에서 임상병리사의 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병원용 정자 분석기까지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외길로 매진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저출생 문제 극복의 의지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자가 진단 정자 분석기와 배란 분석기도 그 방법의 일환이죠. 지자체가 난임 치료 지원을 위해 1인당 5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사실상 난임이나 불임 부부들에게 보조금지급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발길의 물꼬를 터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병원 진단을 기피하는 현상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면밀하게 검토해서 배려해주는 것이죠.”
저출생 극복을 위해 그동안 역대 정부가 전담부서를 만들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오히려 저출생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여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마저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김지훈 대표의 의미있는 지적은 오랜 기간에 걸쳐 관련 제품을 연구 ·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전문가의 조언으로 새겨들을만 하다. 각종 캠페인이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출산을 호소,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임신이나 출산을 원하는 사람들의 니즈는 놓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보건 예방 차원에서 건강한 임신 준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도 정책의 손길이 뻗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남성들의 정자가 줄어드는 현상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변화 때문이죠. 저희 제품에 대한 구매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에 해외 수출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에도 출생률 저하에 따른 고민이 심각하고 특히 난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꾸준한 연구 개발과 성능 개선으로 자가 진단 분석기 시장에 대한 선점을 확고하게 다질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의 목표를 달성할 생각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영역에서 김지훈 대표의 뚝심은 이제야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다. 해마다 미국 CES에 출전해 벌써 7년째 개근을 하고 있는 인트인의 지속성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짐작케 만든다.
최근 정자 분석기로 많이 알려졌지만, 2009년 창업한 인트인은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서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차곡차곡 업력을 쌓아오고 있다. 정자 분석기 개발에 앞서 ‘오뷰 배란분석기’를 출시해 저출생 극복에 관한 연구 개발에 관한 일관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인트인이 개발한 배란 분석기는 여성의 타액(침)을 기기에 담아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 부분을 클립에 꽂으면 스마트폰이 배란일과 생리주기를 안내하는 기기다. 영남대와의 공동 임상시험에서 시중에서 널리 사용되는 소변 배란분석기와 분석 일치율이 95.1%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난 제품이다. 이를 통해 여성들이 배란기와 생리일 기능을 측정해 임신을 사전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외에도 호흡 진단기와 실내 공기 분석기 등을 개발해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자 개발 과정에서 차병원,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유수의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의료기기 사업을 하던 부친에게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했던 경험이 김지훈 대표에게는 경영의 자양분이 됐다. 부친은 종로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했고, 김 대표는 도·소매 유통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16년부터 진단기를 개발해 직접 연구 · 개발, 제조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대구에 사옥을 짓고 제조설비를 도입해 회사의 인프라를 한층 탄탄하게 구축하기 시작했다.